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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내공」내가 내 삶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by 상상里 2022.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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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현: 인문학자. 철학과 국문학 전공, 세상을 바꾸는 공부와 자신을 바꾸는 공부가 함께 가야 하며, 그래야 진정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믿는다. 그 실천으로 '말공부'를 시작했고, <말의 내공>이 그 결실이다.

윤 나루: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국어와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다. 자신의 사유가 담긴 글을 쓰고 싶어 철학을 비롯해 인문학 공부에 매진했다.

 

<말의 내공> 책표지

 

말 한마디에는 말하는 이와 듣는 이 모두의 삶이 참여한다

먼저 화자의 삶에 따라 말의 의미와 표현이 결정되고, 그것들은 또다시 청자의 삶을 고려해 조정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 없이 말은 탄생할 수 없다. 그래서 말을 '잘한다'는 것은 단순히 화술이 능수능란한 상태를 이르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해 성숙해져 있고, 타인에게 관심을 기울여 이해하며, 어떤 상황을 읽는 안목까지 갖춘 총체적인 상태를 이른다. 그리고 그에 도달하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 '말공부'다.

 

 

1단계: 수양 

사람의 성숙한 정도를 보통 그릇의 크기에 비유한다. 

말공부는 이 그릇을 키우는 수양에서 시작된다.

수양의 핵심은 자존감을 기르고 감정을 경영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다. 

자존감을 갖춰야 나를 감추지도 과시하지도 않는 건강한 언어생활이 가능하다.

말 그릇을 키우는 법

삶의 주인공이 된다는 것은, 타인의 욕망을 좇지 않는 것이다. 사회가 바라는 것을 똑같이 바라는 삶, 타인의 꿈을 대신 실현하는 삶을 살지 않는 것이다. 타인이 아닌 내가 기준이 되는 삶이다. 주인공으로 살지 못하는 사람들 틈에서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되려면 큰 다짐과 용기가 필요하다.

 

2단계: 관점

보는 대로 세상은 존재한다.

나의 주관에 따라 나의 세상이 달라지고, 나의 세상이 달라질 때 객관적인 세상도 달라질 수 있다. 

그러므로 수양을 통해 언어생활의 기본인 나를 닦았다면, 다음은 관점을 확립해야 한다.

관점 바꾸기 

'널리 배움'은 자신의 기존 지식체계를 확장하는 것이다. 인문학은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목적은 두지 않지만, 관점의 근본을 건드린다. 그동안 인문학이 쌓아 온 풍부한 관점을 배우는 과정에서 자연히 나으 관점도 터득할 수 있다. 

 

'뜻을 깊이 새김'은 외압에 휘둘리지 않게 꾸준히 용기를 기르는 것을 말한다. 관점이 다르다는 이유로 주변 사람들에게서 따가운 눈총을 받을 뿐 아니라 여러 불합리와 부조리를 통찰함으로써 불편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불편한 만큼 나는 괴롭지만, 그럼에도 새 관점을 구축하려면 견뎌내야 한다. 

 

'간절히 물음'은 문제의식을 갖는다는 뜻이다. 물이 가득 찬 그릇에 물을 더 붓기는 어렵다. 더 부으려면 물을 덜어 내야 한다. 문제의식이란 이미 차 있는 물을 의심하는 것이다. 모두가 당연시하는 것에 질문을 던지는 것, 마침표를 지우고 그 자리에 물음표를 새기는 작업이 '간절히 물음'이다.

 

'곁에서 생각함'은 세상을 고민하기 전에 먼저 나와 내 주변부터 찬찬히 살피는 것을 일컫는다. 일상을 먼저 새롭게 바라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가 바뀌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변화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3단계: 지성

말을 할 때 형식보다 중요한 것이 내용이다. 말의 내용을 깊게 하는 것이 지성이다. 지성이란 나를 알고 타인을 아는 것이며, 사람을 알고 세상을 아는 것이다. 

말이 깊어지려면 

무언가를 변화시키려면 해석하는 것이 먼저다. 현재 상황을 해석하고 시비를 가려 문제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언어도 그렇다. 나를 바꾸고자 한다면 나의 발화하는 언어화 나의 내면의 언어를 바라보고 해석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타인을 바꾸고자 한다면 타인의 언어를, 관계를 바꾸고자 한다면 나와 너 사이의 언어를 해석해야 한다. 해석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해석하지 않고 해결한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4단계: 창의성 

사회는 차치하고 일부 개인이라도 창의적이어야 그 개인은 물론, 조금이라도 세상이 달라질 수 있다.

언어에 있어서도 창의적인 말이 타인의 마음을 끈다. 식상한 말로는 의미와 진심을 전달하기 어렵다. 

말의 내용이나 형식이 새로워야 한다. 

참신하게 말하는 법

칭찬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얻고자 한다면, 다른 사람들이 읽어내지 못한 장점을 발견해 칭찬하는 것이다. 그럴 때 상대는 색다름을 느끼고 호감을 품게 된다. 비판할 때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흔히 지적하는 것보다는, 공백의 부분 즉 애써 외면해 왔던 문제점을 드러내 일깨워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5단계: 경청

경청은 본격적인 말공부에 진입하는 문이다.

상대의 마음을 여는 것은 말하기보다는 '성숙한 경청'이다.

경청을 실현하는 법

듣기가 말하기를 이기며, 화자가 아닌 청자가 마음을 얻는다. 말을 잘해 상대의 마음을 얻는 것은 강함의 기법이요, 잘 듣는 것으로 상대의 마음을 여는 것은 부드러움의 기법이다. 강함끼리 경쟁하는 세계에서 부드러움을 택하는 것이야말로 '틈새 공략'이다. 노자의 표현으로는 '은밀한 지혜'다.

 

6단계: 질문

질문이란 곧 변화의 씨앗이고 소통을 현존시키기 때문이다.

잘 묻고 대답하려면

"사람이 공부하지 않으면 스스로 이미 학문하는 법을 알고 있다고 여기기 쉽네. 그저 자신이 아는 것만을 따라 행하면 된다고 생각하게 되네" -왕수인-

 

7단계: 화법

기반을 단단히 다지지 않은 채 화려한 화술만을 익히면 머지않아 바닥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말하기 기술

일상에서는 부드러운 말씨가 최선이다. 말하려는 내용은 명확하게 하되 이를 담는 표현과 말투는 유연해야 한다. 

상대방이 먼저 요청하지 않는 한 충고는 되도록 하지 않는 게 낫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문제점을 이미 알고 있다.

조언을 요청받아하게 될 때도 그의 마음이 다치지 않게 부드럽게 해야 한다. 삼월 봄바람이 겨우내 쌓인 눈을 녹이듯이 부드럽고 찬찬히 말이다. 

 

8단계: 자유

우리는 지켜야 할 말과 버려야 할 말을 구분해야 한다.

지킬 말은 지키고 버릴 말은 버리자. 말을 지켜 말의 구속에서 벗어날 수 있고, 또한 말을 버림으로써 말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실천할 말, 버려야 할 말

말로 도저히 설명할 수 없거나 말이 오히려 나의 삶을 해롭게 한다면 그때는 말을 버려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억지로 표현하려 할 때, 말로 해결되지 않는 것을 꼭 말로 해결하려 들 때 또 다른 난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어떤 말이라도 내려놓을 수 있다는 각오를 해야 비로소 말로부터 자유로워진다. 

 

 

이 책은 말을 잘하기 위한 기술을 서술한 책은 아니다. '말'이 그 사람의 삶이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동서양 고전이나 성현의 말들을 인용해 그 말들을 글감으로, 그 사람의 지식과 경험, 마음 가짐 등이 몸 밖으로 표현되는 게 말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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